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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Life

칼럼-코로나 시대, 시골 공방이 박람회에 가는 이유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공방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나주와 무안 등 몇 군데의 도자기 공방을 방문했다.

방문한 공방 세 군데 중 두 곳은 코로나19로 인해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며 휴지기에 있었다.

공방에는 제작해 놓은 도자기 제품은 많지 않았으며, 특색 없이 다양한 품목의 도자기가 진열돼 있었다.

무안의 한 도자기 공방 경영주는 약속 시간보다 20분 늦게 나타났다. 작업을 하다 보니 늦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가하지 않냐고 질문했더니 여전히 바쁘다는 것이었다. 그 비결은 박람회 참가라고 했다.

박람회 참가와 코로나19 상황에서 매출이 유지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질문했더니 과거의 이야기를 했다.

부산이 고향인 그분이 무안에서 도자기 공방을 시작했을 때 도자기를 만들기만 했지, 팔지 못했다고 했다.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없었으므로 공방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방문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으니까 잘 만들어 두어도 팔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당시 참가비가 다소 비싼 차 관련 박람회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리해서 참가했는데, 매출은 참가비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금전적으로는 손해를 보았기 때문에 실망이 컸을 법한데, 자신이 만든 것을 누군가가 구매했다는 것으로 인해 기쁨은 컸고, 박람회 참가에 대한 보람이 매우 컸다고 했다.

박람회에서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좋았다고 한다.

무안에서는 자신만의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박람회장에서 부스를 찾아온 소비자들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을 해 주었다.

어떤 손님은 실험적으로 만든 도자기 찻잔을 마음에 든다면 구매했고, 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재구매하면서 단골이 되었다고 한다.

처음 참가한 차박람회에서는 참가비도 벌지 못했으나 그 박람회가 기회로 작용해서 단골이 생겼고,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을 만드는 기회가 되었다.

이후 소비자 목소리를 반영한 도자기를 만들어 박람회에 참가했을 때는 매출이 크게 향상되었고, 단골도 늘었다.

무안의 이 공방은 몇 차례의 차 박람회 참가를 계기로 다인(茶人)들을 대상으로 한 도자기로 특화했다.

그리고 트렌드에 맞는 찻자리용 도자기를 만들어 매출을 올리고, 자신만의 노하우가 담긴 도자기를 만들어 개성화를 시도해 왔다. 그 과정에서 단골이 많이 늘었고, 이 단골들은 홍보맨이 되어 주변 사람들을 소개해 주었다.

지금은 단골이 많이 늘어났고, 단골들 주변 사람들의 구매가 늘어나면서 전화 주문이 크게 늘었다.

전화 주문이 많다 보니 코로나19 팬데믹과는 상관없이 바쁘게 작업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내년의 박람회 참가도 준비하고 있었다.

단골이 많이 있는데도 박람회를 계속 참가하는 이유는 고객으로부터 새로운 평가를 받고, 새로운 고객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현재 상황은 코로나19로 비관적이지만 상황이 좋아져서 박람회를 하게 될 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박람회에 선보일 제품을 준비하다 보니 바쁘다는 것이었다.

이 공방은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기 어려운 무안에 있으나 박람회 참가를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작품 제작에 반영해서 상품과 단골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박람회 참가 이유는 팔리는 상품을 찾아내고, 개성적인 상품으로 단골을 만들어 공방을 성장시키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해 온 덕택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지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섬유 패션 박람회를 비롯한 행사 개최와 업체들의 정상적인 영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암울한 시기이지만 백신의 보급 등 희망의 빛이 밝아지고 있으므로 적극 대비 할 때이다.

무안 도자기 공방의 박람회 참가 성과에서 알 수 있듯 소비자들 만나고, 소비자 목소리를 듣는 것은 상품 생산 방향과 매출 확대의 기본이다.

길게는 박람회를 대비하고, 짧게는 온라인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평가받을 상품을 만들고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